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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겨왔던 나의~ 수줍은 아이디어 모두🎵 (2)
    어찌됐든 굴러가고있다 내사업 2025. 6. 10. 22:31

    내 제품을 만들어 줄 제조 업체를 찾아 헤매다

    제조 사장님들 어디.. 숨어 계신거예요..?

    앨범을 만들기로 다짐했으니 이제 어떤 모양으로 만들지 고민했다. 레퍼런스의 바다인 핀터레스트를 3~4일 내내 뒤진 것 같다. 워낙 잘 나온 사진들이 많아서 '오 이거 좋은데?'싶은 사진이 나오면 비슷한 유형을 찾다가 갑자기 또 다른 독특한 앨범이 나오면 '이 디자인이 더 맞겠는데?'싶기도 하고 한눈에 사로잡는 컬러앨범을 보게 되면 '나도 이렇게 해볼까?' 하고 갈대같은 마음으로 이것저것 찾아 헤맸다. (결국 돌고돌아 첫날 찾았던 자료들을 많이 참고했다.) 

     

     

     


    1안) 플라스틱 바인더 + 플라스틱 내지

    평소 익숙한 형태는 서류 바인더라 생각해서 '모아서 보관한다'는 의미를 다이렉트로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플라스틱 바인더가 저렴하다보니 제작 비용도 저렴할거라 생각하고 가장 먼저 생각한 소재였다. 이러한 나의 막연한 짐작은 악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길의 시작이였다. 문구류 제작이니 을지로 어딘가 있지 않을까 했고 바로 달려가 PP나 PVC 제작하는 업체에 문을 두드리며 문의를 했다. 내가 갔던 모든 곳은 같은 대답을 했다. 
    '이런건 여기서 못 만들어요'

     

    방산시장 큰 거리


    그래도 8~9곳 쯤 갔을 때 사장님이 방산시장을 한번 가보라해서 한줄기 희망을 품고 다음날 방산시장을 방문했다. 방산시장에서는 소매 판매에 필요한 재료나 택배박스, 포장지 등등 다양한 것들을 판매한다. 워낙 다양한 제품들이 많아서 어쩌면 제작이 가능할 것 같았으나 A동을 다 돌고 난 후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며 땀 한줄기가 주루륵 흐르는 것 같았다. 플라스틱이라는게 종이처럼 저렴한 재료도 아니고 원하는 모양으로 자르는 칼을 따로 제작해야 하며 내가 생각한 디자인으로 내지를 만들면서 단가를 내릴려면 1~2,000개가 아니라 몇십만개를 만들어야 다이소나 문방구에서 보는 가격대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내 디자인은 제작 공정이 까다로워 만들어 줄지 아닐지도 미지수라고 한다. 그래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 때는 어떻게 하냐고 물으니 한국에서 비싼 돈으로 샘플을 만들고 제작 가능한 중국 공장에 엄청난 물량으로 만들거란다. 우울함과 화가 최대치 올라간 상태로 사무실에 돌아와 어떻게 할지 계속 고민했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다른 방향으로 아이디어를 짰다.

     

    2안) 종이 앨범 + 종이내지 - 책형태

    한국 인쇄 분야는 세계 최고까진 아니지만 나름 기술이 높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을지로에서 일할 때 가끔 해외에서 의뢰를 하거나 제작한걸 가지고 해외로 가는 경우가 가끔 있었다. 굳이 한국에 발주를 넣느냐 물어보니 외국에선 제작공장이 너무나 적고 멀리 있다고 한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고, 한국에서 발주 후 택배가 도착해도 해외 공장은 아직도 제작 중일 경우가 많아 엽서 발주 넣고 한달 뒤에 받았던 적도 있었다는 얘길 했다.(한국은 낱장 인쇄를 발주하면 1~2일이면 제작이 완료된다.)

     

    을지로 인더페이퍼 내부

    게다가 요즘 제지사들이 친환경, 특수지, 수입지 등등 다양한 라인의 용지를 선보이고 있고 후가공은 대량발주가 아니더라도 제작이 가능하면서 디테일이 훨씬 좋아지니 옛날같이 비슷비슷한 인쇄물이 아니라 디자인이 돋보일 수 있는 인쇄물을 선호하게 됐다. 그렇게 퀄리티가 올라가니 예전엔 '이런건 유럽같은 선진국에서나 제작이 가능한거야'라고 생각한 방식들이 웬만하면 한국에서도 가능하다. 

    그래서 발주 업체를 찾기 전에 한번 샘플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아예 보여주면서 문의를 하면 좀 더 디테일한 부분을 다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알파문구와 방산시장을 돌아다니면서 하드보드, 바인더링을 구매하고 인디고 출력실에서 작업한 표지를 프린트했다. 수전증이 약간 있는 손으로 숨 참아가며 조심히 자르고 붙여 완성을 해보니 나름 괜찮게 보였다. 이제 거의 다 왔구나 싶어 바로 내지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했는데 박리다매로 저렴하고 쉽게 쓸 수 있는 방향으로 고민했다. 동대문 부자재상가에서 낱장 샘플 편물처럼 종이커버에 스테이플러로 박아서 사용할 수 있는 모양으로 디자인하고 실제로 제작해서 사용해 봤다. 제작비는 저렴해서 단가가 낮은데 막상 만들고 나서 앨범에 끼워보니 너무 저렴해 보였다.. 커버 샘플 만들때만 해도 괜찮았는데 내지를 끼우고나서 보니 썩 아름답지 못했다. 단가가 저렴하니 흐린눈으로 괜찮아 보인다고 생각하며 넘어갈까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결국 맘에 들지않아 다른 방법을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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