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됐든 굴러가고있다 내사업

숨겨왔던 나의~ 수줍은 아이디어 모두🎵 (1)

stepbyknit 2025. 5. 30. 22:41

왜 내가 찾는건 없는거야

나는 예전부터 모으는걸 좋아했었다.

코찔찔이 꼬맹이 시절 길거리 돌맹이가 예뻐 보이면 주워서 박박 씻기고 시야에 딱 보이는 책장위에 올려두었고,

가위로 오리는 종이인형부터 세일러문 코디 스티커 시리즈까지 차곡차곡 모아두는 광기의 콜렉터였다.

(엄마가 과자를 잘 안사줘서 오래 하지 못한 치토스 따조와

빵 많이 먹으면 밥 안먹는다고 자주 못 사먹었던 국찐이빵과 포켓몬 띠부씰도 간간히 모았다)

세일러문 스티커는 스팸 선물세트 박스에 모아두었는데 얼마나 많았는지

뚜껑이 박스에 딱 맞는게 아니라 스티커들 위에 얻는다는 느낌일 정도로 쌓여 있었다..

이 광기의 어린이는 커서 월급으로 포켓몬과 쿠키런 빵을 미친듯이 사고 띠부띠부씰 앨범에 스티커를 모으는 어른이 되어 버렸다. 

 

 

 

털실 라벨들

 

뜨개에 입문하면서 실라벨에 꽂혀 열심히 모았었다.

하지만 모아두면 다리가 생기는지 몇몇 라벨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었고 어떤 실은 구매할 때 라벨 자체도 없었다.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실이 어떤 라벨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예쁜 실을 살 때는 '이렇게 독특한 실인데 설마 이름을 까먹겠어?' 라고 생각했지만

1년 지나니깐 머리 속 저장공간이 부족했는지 싹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보관할까 궁금했었다.

찾아보니 역시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사진을 찍고 정보를 정리해서 보관하는 방법을 많이 쓰는 것 같았다.

하지만 사진으로 봤을 땐 비슷하지만 촉감이 꽤나 차이나서 사진만으로 보관하는건 조금 아쉬웠다.

이렇게 찾아 헤맬때 쯤 처음으로 조끼를 뜨게 되었다. 게이지를 먼저 떠서 내 손땀으로 어느정도 나올지 확인했어야 했지만,

도안이랑 비슷하겠지라고 생각하고 바로 뜨다가 배꼽길이 쯤 떴을 떄 사이즈가 안맞다는걸 확인하고 처음부터 다시떴다.

(이렇게 알고 싶진 않았는데..)

이 때 게이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검색을 하다보니 게이지를 종이에 끼워서 실 정보를 적어 보관하는 블로그 글을 봤다.

이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지만 A4 서류보관 파일에 넣다보니 비닐내지에 넣어야 되서 게이지 편물이 눌리는 것 같았다.

몇 달을 아무리 찾아도 내 맘에 드는 방법이 없어 해외의 방법은 없을까 찾아보니 외국도 딱히 좋은 방법이 없어 거의 포기하는 마음이였다.(1좌절)

 

 

 

원단 샘플
출처 : SASAKISELLM 섬유 샘플 카드

 

뜨개 역사에 게이지를 보관하고 싶은 사람이 진정 없었던 걸까?

내가 그렇게 유난스럽게 보관하고 싶은걸까? 하는 고민이 있을 때

동대문 부자재 시장을 구경하다가 원단 샘플북을 보고 아이디어가 번뜩였다.

바인더처럼 끼우고 책처럼 넘겨 볼 수 있는게 너무 매력적이였다.

가게마다 샘플북을 쭉 보니 작은사이즈, 큰사이즈, 고급스러운 케이스, 저렴이 묶음 케이스 등등 다양하게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 열심히 샘플북을 검색했으나 역시나 샘플북이라는 제품은 없었다..(2좌절)

찾아보니 원단 샘플북은 원단만 잘라서 묶는게 아니라 케이스와 원단이 풀리지 않게 본드를 붙이거나

볼트와 너트로 완전 고정해서 만드는거였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방법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결국.. 나는 앨범을 제작하기로 마음을 먹게 되었다.